『경찰관속으로』와 『아무튼, 언니』, 『있었던 존재들』에서 경찰관의 삶을 주제로 하여 편지글, 에세이, 칼럼 등 다양한 형식으로 목소리를 내온 작가 원도가 첫 장편소설로 독자를 찾아왔다. 소설의 배경은 파출소, 주인공은 경찰관이다. 이쯤 되면 원도 작가에게 경찰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하나의 본능이자 숙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파출소를 구원하라』는 파출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경찰관의 삶,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영위하는 보편적인 삶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 경찰관으로 8년간 일한 작가의 경력 덕분에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페이지를 뚫고 나와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하다. 허구의 인물이지만 어딘가에서 발로 뛰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이들은 독자들에게 포복절도할 웃음과 환희의 눈물을 동시에 선사해줄 것이다.
아파트 투신자살, 길에서 잠든 주취자, 음식점 무전취식……. 크고 작은 신고가 끊이지 않는 이곳은 우당동에 위치한 우당 파출소. ‘참수리 피어스’ 야구팀의 골수팬 송구, 무심한 척하지만 속은 누구보다 여린 해랑, 눈치 없고 조금은 어설프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분위기 메이커 대복으로 이루어진 우당 2팀의 막내들, 일명 ‘우당 삼총사’라 불리는 이들은 오늘도 각종 신고와 민원을 처리하기에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경찰서장이 부임한다. 그는 수사 경험이 없는 탓에 형식적인 보고에만 열을 올리며 과도한 실적을 요구한다. 지역관서 간의 의미 없는 경쟁 사이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우당 파출소는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악질 유튜버의 여론몰이와 예기치 않은 비극적 사건에 우당 파출소는 통폐합의 위기에 처하는데……. 우당 삼총사를 비롯한 개성 넘치는 경찰관들의 ‘우당 파출소 구원하기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우당 파출소의 경찰관들은 그것이 그들의 당연한 업무일지언정, 아무런 보상이 돌아오지 않아도 꿋꿋하게 주민들과 그들의 터전을 지킨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도 매순간 마음이 맞는 것이 아니듯, 주민들을 위해 흘린 땀에 대한 대가로서 감사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 또한 허다하다. 뿐만 아니라 변비가 낫지 않는다고 전화를 걸어온 할아버지에게 붙잡혀 오랫동안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술에 취해 쓰러진 이의 주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토사물 세례를 맞기도 하며, 때로는 물에 뛰어들어 지적장애인을 구출해 집으로 돌려보낸다. 자신의 상식을 벗어난 일들이 언제나 이해가 가지 않는 송구와, 실수도 최악의 상황도 피하고 싶은 해랑, 아무리 작은 일에도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대복이 산전수전을 겪으며 고민 많은 ‘유망주’에서 예비 ‘베테랑’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소설의 주요한 재미 중 하나다.
작가는 냉혹한 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려는 이들의 존재를 통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자신이 베푼 선의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파출소가 통폐합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순간, 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과연 누구일까. 예측에 성공한 독자들도, 기막힌 반전에 허릴 찔린 독자들도 이들의 ‘구원 투수’가 등장하는 결말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짜릿한 쾌감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목차
1장 첫 타석은 데드볼 2장 잘 쳐봐야 3할 3장 평균 자책점 4장 스토브 리그 5장 우천 취소 6장 삼진 아웃 7장 퍼펙트게임 에필로그 영구 결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