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뭐가 되고 싶었어?” 꿈과 현실 사이에 놓인 사람들의 고민, 공감과 위로의 이야기로 담아내다!
이름 그 자체로 대명사가 된 작가 마스다 미리! 이 책은 그녀의 만화 중에서도 어릴 적 꾸었던 꿈과 현재 바라는 소망에 대한 물음을 담고 있다. 어릴 적, 적어도 연초에 한 번씩은 나의 꿈을 밝혀야만 하는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에 우리는 대통령, 의사에서부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술사, 빵집 주인의 아내에 이르기까지 각자 자신의 꿈을 소리 높여 이야기하곤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바쁜 일상을 사느라 어릴 적 꿈을 경시하고 있지는 않나? 그래서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은 채, 시류에 편승하여 흘러가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꿈을 꾸지 않는다고 그게 비난받을 일인가. 과연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해놓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완벽한 삶일까?
“꿈을 이루어야만 삶의 주인공이 되는 걸까?”
경제적으로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직장인 미혼 여성 다에코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 결혼을 통해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주부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미나코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다시 직장에 다니고 싶다. 이 만화책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이 두 여성, 즉 싱글 여성과 전업주부의 미묘한 대결 구도를 다루고 있는 점이다. 이는 시누와 올케 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어느 날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이 생겨버린 나와 사랑하는 내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 디테일한 감정을 마스다 미리만큼 정확하게 포착해 내는 작가도 드물다. 마스다 미리는 이러한 대결 구도를 대비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두 입장의 처지와 고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책 속에서 그녀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리나를 통해서. 이 책 최고의 캐릭터는 일곱 살 어린아이 ‘리나’이다. 미나코의 딸이자, 다에코의 조카인 리나는 엄마와 고모가 서로 왜 다르다고 하는지, 엄마는 왜 마흔 살 생일이 기쁘지 않은지, 고모는 되고 싶었던 것을 왜 이루지 않았는지, 엄마와 고모와 이야기할수록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어른이 되면 여러 가지로 힘들어진다고들 말한다. 생각할 것도 따져봐야 할 것도 많아지고 주변도 신경 써야 한다. 무엇을 해야 성공한 삶일까, 어떻게 하면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이렇게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지는 않을까, 이모저모 쌓여간다. 그러다 우리는 휘둘리고 중심을 놓친다. 그러므로 생각 속에 갇혀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어른들의 말을 어린 리나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리나는 진짜 목소리를 아직 숨기지 않은 어린 시절 우리 모습을 대변한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리나로 돌아가 보자.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스스로에게 충실했던 그때 그 모습 말이다.